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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스마트하게 진화한다

슈퍼컴퓨터, 많은 정보 분석 통해 의사 도와 환자 진단·치료 제시 컴퓨터 발전 의료영역 진화시켜

 

 

▲ 허원 세명기독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과장▲ 허원 세명기독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과장

 

 

 

2011년 초에 나의 기억에서 잊혀질 수 없는 커다란 사건이 있었다.

 

미국의 유명한 퀴즈쇼(제퍼디, Jeopardy - 몇 명의 사람들이 퀴즈대결을 펼치고,

우승자가 엄청난 상금을 차지하는 미국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IBM 슈퍼컴퓨터(왓슨·Watson)와

 인간 퀴즈 챔피언의 퀴즈 대결이 있었다.

 

컴퓨터가 문제를 내는 인간의 언어를 듣고 이해한 뒤, 정답을 맞추는 퀴즈 대결에서 인간챔피언을

이겨내고 새로운 챔피언이 되는 것이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의 지식으로는 컴퓨터의 언어(컴퓨터 명령어)가 따로 있고,

컴퓨터의 언어를 통해서만 컴퓨터가 계산하고 분석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 퀴즈쇼에서 IBM 슈퍼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광경은 나에게 커다란 충격이었고,

그 계기로 나는 대학원에서 데이터 매니지먼트 (Data Management) 과목을 선택하여 공부하게 되었다.

 

자연언어를 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그 결과로 형성된 엄청난 양의 big data를

분석할 수 있게 됨으로 해서 현재의 세상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 사람들이 스마트폰 등의 기기들을 통해서 수 많은 정보들을 입력하면

슈퍼컴퓨터는 그 인간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분석해서 새로운 정보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기법들을 통해서 현재 미국에서는 독감 유행의 예측에 대해 질병관리본부(CDC) 보다

구글(Google)과 같은 인터넷 기업이 좀더 빠른고 정확한 예측을 내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컴퓨터의 발전은 의료영역 또한 스마트하게 진화시키고 있다.

 

퀴즈 프로그램에서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던 IBM 슈퍼컴퓨터는 2012년부터 미국의 유명한

암센터 중에 하나인 메모리얼 슬로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ring Cancer Center)에서 근무 중에 있다.

 

 

그는 18개월 만에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의학교과서와 최신지견을 학습하였고,

또한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암환자의 증례를 학습한 뒤, 진료실에서 인간 의사를 도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진료실에서 의사가 환자를 문진하고 신체검진 한 결과를 슈퍼컴퓨터에게 말하면 컴퓨터는

가능한 진단명과 추가로 필요한 검사를 제시하고, 그 검사 결과들을 다시 컴퓨터에 말하면

컴퓨터가 정확한 진단과 그 환자에 최적화 된 치료 계획을 인간 의사에게 제시하여 주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무릎팍도사'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에서 도사는 의뢰인의 무릎팍이 바닥이 닫기도 전에 의뢰인의 고민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었다.

 

진료실에 방문하는 모든 환자들은 자신이 진료 받는 의사가 무릎팍 도사와 같은 의사였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그런데 그 '무릎팍의사'의 자리를 슈퍼컴퓨터들이 넘보고 있다.

 

향후 지속적으로 스마트하게 진화하게 될 의료현장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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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이기전에 누군가의 가족,아내,어머니라는 인격체로써 생각하시는

이런 과장님이 환자의 아픔을 더 잘 들여다 볼수 있지않을까?

허원과장님 블로그

 

 

 

 

힐링(Healing)의 참 의미
환자의 몸 뿐아니라 마음도 함께 치료하는 따뜻한 의사가 많았으면
기사입력 | 2015-01-13

 

세명기독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과장

 

모든 임상의가 그러하듯이 나도 외래진료가 있는 날은 특히 긴장된 마음으로 진료실에 들어선다.

 

외래진료 시간은 포성없는 전쟁터와도 같다. 제한된 시간 안에 수많은 환자들이 다양하게 호소하는

증상들을 듣고, 오감을 총동원해 환자의 신체 상태를 체크한 뒤, 가설을 만들고, 필요한 검사를 처방하고

 확인하고, 증상들의 원인을 유추해 내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료시간 동안 나의 머리 안에서는 쉴 새 없이, 정교한 시계의 톱니바퀴들이 돌아가듯이,

이러한 사고의 과정들이 반복된다. 그 시간 신경외과 특히 뇌를 전공하는 의사로서의

나는 환자의 눈을 바라보며, 그의 뇌를 바라보려 노력을 한다.

 

 

얼마 전, 한 환자가 EBS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인 '나눔 0700' (힘든 가운데도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해주고, 경제적 후원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의 제작진과 함께

외래진료실을 찾아왔다.

 

그녀는 시력과 청력을 거의 잃은 상태였고, 그가 다른 병원에서 촬영해 가져온 뇌 MRI 사진에서

그녀의 머리속에 있는 종양들이 그 원인임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처럼 그녀의 과거 치료 과정과 현재의 문제점들을 고려해

'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의 시행이 그녀의 청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설명했고, 진료는 그렇게 끝났다.

 

 

며칠 후 방송일이 돼 TV 앞에서 그 방송을 시청하며 나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녀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녀의 눈을 통해 그녀의 뇌의 상태만을 보려했을 뿐이었고,

정작 그녀의 삶이 어떤 삶인지는 전혀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서야 진료실에서

 그녀가 아들의 목소리가 가장 듣고 싶다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

 

 

삶 안에서 그녀는 뇌종양의 후유증으로 고통만 받는 환자가 아니라,

그녀를 사랑하는 남편의 아내이자, 아들의 어머니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가족의 저녁 식사로 떡국을 정성스럽게 끓이는 아내,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과 한 이불을 덮고

아들과 따뜻한 입맞춤을 하는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그 순간, 내가 전쟁터와도 같은 진료실에서 하루에도 수십명씩 마주쳤던 그들 또한 누군가의 아내이자,

남편이고 또 부모이고 자녀로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아름다운 인격체인

당연한 사실을 보지 못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됐다.

 

 

언제부터인지 힐링(Healing)은 우리 주변에서 익숙한 단어가 됐다.

힐링의 사전적 의미는 '물리적 또는 기능적으로 손상된 생체 조직이 정상적인 기능을 갖도록

회복되는 과정'이나 '신경이상 또는 신경쇠약 상태가 심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에서 이로부터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회복되는 과정'이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측면에서 보면 '삶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함을 의학적 수단을 통해

덜어내고, 다시 아름다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힐링이고, 그것이 '임상진료'라고 하겠다.

환자분들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함께 치료하는 힐링의 참의미를 실천하는 의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나도 신경외과 의사로서 단순히 그의 뇌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의 삶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가 되겠다.

 

세명기독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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